1666년, 아이작 뉴턴은 작은 프리즘 하나를 어두운 방 안으로 들고 들어갔다. 덧문에 뚫린 작은 구멍으로 들어온 햇빛이 프리즘을 통과하자 벽에 무지개가 펼쳐졌다.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무지개를 알고 있었다. 그러나 흰빛이 이미 모든 색을 담고 있다는 생각은 뉴턴 이전에는 아무도 하지 못했다. 이것이 빛에 관한 첫 번째 혁명이었다.
두 번째 혁명은 1801년 런던에서 일어났다. 토머스 영은 두 개의 좁은 틈새를 통과한 빛이 스크린 위에 밝고 어두운 줄무늬를 만드는 것을 관찰했다. 파동만이 서로 간섭할 수 있다. 뉴턴이 입자라 했던 빛이 사실 파동이었다. 세 번째 혁명은 스코틀랜드의 젊은 수학자 제임스 클러크 맥스웰이 완성했다. 그는 종이 위의 방정식만으로 빛이 전기장과 자기장이 함께 진동하는 파동임을 증명했다. 그리고 그 속도를 계산해냈을 때, 그것은 측정값과 정확히 일치했다.
빛을 둘러싼 결정적 순간들
아이작 뉴턴: 흰빛 속에 숨겨진 무지개를 꺼낸 사람
Isaac Newton
Isaac Newton (1643–1727)
뉴턴의 프리즘 실험에는 반전이 있었다. 당시 자연철학자들은 프리즘이 빛에 색을 ‘칠하는’ 것이라 여겼다. 순수한 흰빛이 유리를 통과하며 더럽혀진다는 생각이었다. 뉴턴은 달랐다. 그는 두 개의 프리즘을 직렬로 배치했다. 첫 번째 프리즘이 만든 무지개에서 특정 색깔 하나만 두 번째 프리즘에 통과시켰다. 그 색은 더 이상 분리되지 않았다. 빛은 프리즘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원래부터 여러 색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이 발견은 광학만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뉴턴은 빛이 ‘입자 (corpuscle)’의 흐름이라는 이론을 세웠다. 직선으로 나아가고, 반사와 굴절이 자연스럽게 설명되는 입자. 그의 권위는 압도적이어서, 동시대의 하위헌스가 파동설을 주장했음에도 한 세기 동안 빛의 입자설이 과학계를 지배했다. 권위가 진실보다 오래 살아남는다는 것, 이것도 과학의 역사가 남긴 교훈이다.
“만약 내가 더 멀리 보았다면, 그것은 거인들의 어깨 위에 서 있었기 때문이다.”
— 아이작 뉴턴, 로버트 훅에게 보낸 편지, 1676년
흥미롭게도 뉴턴 자신은 빛의 입자설에 완전히 확신을 갖지 못했다. 《광학》의 말미에는 ‘의문들(Queries)’이라는 항목이 있는데, 여기서 그는 파동의 가능성을 스스로 제기한다. 빛이 좁은 틈새를 통과할 때 약간 휘어지는 ‘회절’ 현상 — 뉴턴은 그것을 보았고, 입자설만으로는 설명이 매끄럽지 않다는 것도 알았다. 그러나 그 의문은 그의 삶 동안 답을 얻지 못한 채 남았다.
토머스 영: 파문이 겹치는 자리에서 진실을 본 사람
Thomas Young
Thomas Young (1773–1829)
토머스 영은 두 살에 혼자 책을 읽었다고 전해진다. 여섯 살에 성경을 두 번 통독했고, 열네 살에 그리스어, 라틴어, 히브리어, 페르시아어 등 여러 언어를 익혔다. 의사이자 물리학자이자 이집트학자였던 그는 나중에 로제타석 해독의 핵심 단서를 제공하기도 했다. ‘마지막 만능인(The Last Man Who Knew Everything)’이라는 별명이 그에게 붙어 있는 이유다.
1801년, 영은 뉴턴이 눈여겨보았던 회절 현상을 파고들었다. 그는 얇은 카드 두 장 사이에 아주 좁은 두 틈새를 만들어 빛을 통과시켰다. 스크린에 나타난 것은 두 줄의 밝은 빛이 아니었다 — 빛과 어둠이 교대로 나타나는 줄무늬 패턴이었다. 이것은 오직 파동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무늬였다.두 파동이 마루끼리 만나면 더 밝아지고(보강 간섭), 마루와 골이 만나면 사라진다(상쇄 간섭). 연못에 돌 두 개를 던졌을 때 생기는 파문의 격자처럼.
“빛이 파동인지 입자인지는 물질이 무엇으로 만들어졌는지만큼이나 근본적인 질문이다. 나는 그 답이 파동임을 실험으로 확인했다고 믿는다.”
— 토머스 영, 왕립학회 강연, 1803년
영의 이중 슬릿 실험은 과학사에서 가장 우아한 실험 중 하나로 꼽힌다. 장비가 단순하고, 결론이 명확하며, 파급력이 막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시대의 반응은 냉혹했다. 뉴턴의 권위를 배경으로 한 비평가들은 영을 ‘무모한 도전자’로 몰아붙였다. 영은 완고히 자신의 결론을 지켰고, 옳았다. 하지만 그의 파동설이 완전한 승리를 거두는 데는 프랑스 물리학자 오귀스탱 프레넬이 수학적으로 뒷받침하는 1810년대까지 기다려야 했다.
영의 이중 슬릿 실험이 가장 강렬하게 부활한 것은 20세기 양자역학의 시대였다. 빛 대신 전자 하나를 발사해도 동일한 간섭 무늬가 나타났다. 단 하나의 입자가 두 슬릿을 동시에 통과한다는 뜻이었다. 1801년 런던의 그 실험은 200년 뒤 양자 세계의 불가사의를 드러낼 열쇠를 품고 있었다.
제임스 클러크 맥스웰: 방정식으로 빛의 본질을 꿰뚫은 사람
James Clerk Maxwell
James Clerk Maxwell (1831–1879)
1864년, 제임스 클러크 맥스웰은 런던 왕립학회에서 네 개의 방정식을 발표했다. 방정식들은 전기장과 자기장이 어떻게 서로를 만들어내고 공간을 전파하는지를 기술했다. 맥스웰은 그 방정식에서 파동의 전파 속도를 계산했다. 답은 초속 약 310,740킬로미터였다. 그리고 당시 실험으로 측정된 빛의 속도는 초속 약 315,000킬로미터였다.
이 일치가 우연일 수 있는가. 맥스웰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빛은 전자기파였다.전기장과 자기장이 서로를 유도하며 공간을 달리는 파동 — 파장이 눈에 보이는 범위에 있을 때 우리는 그것을 ‘빛’이라 부른다. 파장이 더 길면 전파이고, 더 짧으면 자외선이나 X선이다. 맥스웰의 방정식은 가시광선뿐 아니라 무선통신, 마이크로파, 감마선까지 모두 같은 방정식으로 설명한다. 이것이 물리학 역사상 가장 위대한 통일 이론 중 하나였다.
“전자기 장의 법칙과 빛의 전파 이론을 함께 검토하면, 발광 매질과 전자기 현상의 매질이 동일한 물질일 가능성이 강하게 시사된다.”
— 제임스 클러크 맥스웰, 왕립학회 논문, 1864년
맥스웰은 마흔여덟 살에 세상을 떠났다. 과학사에서 가장 이른 죽음 중 하나였다. 하지만 그가 남긴 방정식 네 개는 그 어떤 물리학자보다 길게 살아남았다. 아인슈타인은 특수상대성이론의 기원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맥스웰 방정식에서 빛의 속도는 불변이어야 한다. 그렇다면 속도란 무엇인가” — 이 질문이 상대성이론을 낳았다. 맥스웰의 방정식은 뉴턴 역학 이후 가장 큰 혁명의 씨앗을 품고 있었다.
맥스웰에게는 또 하나의 업적이 있다. 1861년, 그는 세계 최초의 컬러 사진을 만들었다. 빨강, 초록, 파랑 필터로 각각 찍은 사진 세 장을 겹쳐 스코틀랜드 타탄 체크 리본을 색으로 재현했다. 빛의 본질을 이론으로 규명한 사람이 그것을 시각적으로 포착하는 방법도 처음 보여준 것이다.
입자, 파동, 그리고 장 — 세 개의 답이 하나가 되다
| 구분 | 아이작 뉴턴 | 토머스 영 | 제임스 클러크 맥스웰 |
|---|---|---|---|
| 빛의 모델 | 입자(corpuscle) | 파동(wave) | 전자기파(electromagnetic wave) |
| 핵심 실험/방법 | 프리즘 분광 실험 | 이중 슬릿 간섭 실험 | 전자기장 방정식 유도 |
| 핵심 발견 | 백색광의 분해, 굴절 법칙 | 빛의 간섭·회절 현상 | 빛 = 전자기파, 빛의 속도 예측 |
| 과학적 유산 | 근대 광학의 토대 | 파동설 확립, 양자역학 예고 | 상대성이론·무선통신의 기원 |
이 세 사람의 이야기에는 흥미로운 아이러니가 있다. 뉴턴의 입자설과 영의 파동설은 서로 대립했다. 그런데 20세기 양자역학은 둘 다 옳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빛은 파동이기도 하고 입자이기도 하다. ‘광자 (photon)’라는 이름을 얻은 빛의 입자는 에너지 덩어리로서 뉴턴이 직관한 것의 현대적 버전이고, 그것이 만드는 간섭 무늬는 영이 관찰한 파동의 흔적이다. 맥스웰의 방정식은 고전적 파동으로서의 빛을 완벽하게 기술하면서, 동시에 양자전기역학(QED)으로 가는 길목에 서 있다.
세 사람의 삶은 제각각 다른 시간 속에 놓여 있었다. 뉴턴은 흑사병이 창궐하던 해에 케임브리지를 떠나 낙향한 그 2년 동안 미적분학과 만유인력, 그리고 광학의 씨앗을 모두 뿌렸다. 영은 의사이자 언어학자이자 물리학자로서 어느 하나의 분야에도 완전히 귀속되지 않았다. 맥스웰은 서른두 살에 교수직을 잃고 스코틀랜드 영지로 돌아간 5년 동안 역사상 가장 위대한 물리학 논문 중 하나를 썼다.
케임브리지의 뉴턴이 프리즘을 창문 앞에 세우는 동안, 런던의 영은 카드 두 장 사이의 틈새에 촛불을 비추고 있었다. 에든버러의 맥스웰은 종이 위에 기호를 채워가다 문득 멈추어, 그 숫자가 빛의 속도임을 알아챘다. 세 개의 방, 세 가지 방식 — 그리고 빛이 무엇인지를 알게 된 인류의 이야기.
더 읽어볼 책
- 뉴턴: 리처드 웨스트폴 『뉴턴』 — 단순한 천재 신화를 넘어 뉴턴의 집착과 인간적 면모를 치밀하게 추적한 평전
- 토머스 영: 앤드루 로빈슨 『토머스 영: 마지막 만능인』 — 의학·물리학·이집트학을 넘나든 천재의 삶을 입체적으로 조망
- 맥스웰: 배젤 마혼 『자연의 마법사 맥스웰』 — 아인슈타인이 경탄한 방정식의 탄생 과정과 맥스웰의 짧은 생애를 담은 교양서